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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리뷰

마흔에는 원래 다들 그래. (김미경의 마흔수업)

by 제이앨 2023. 4. 7.




눈 깜짝 할 사이에 마흔이 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20대때는 마흔이 되면 정말 인생 끝나는 줄 알았지요. 그래도 안정적일테고 여유롭게 즐기며 살 수 있겠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막상 이 나이가 되어보니 20대때보다 삶은 더 갈팡질팡인 것 같네요. 
 
20대에는 목표가 뚜렷하잖아요. 공부하거나 아니면 스펙을 쌓아 취업하거나. 그땐 별 생각없이 주어진 것들을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취직해있었고 나름 만족하며 직장생활도 했었고요. 
 
그런데 30대가 되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다 보니 인생 일대의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일의 연속이었어요. 아이를 낳고는 회사를 다녀야 할까 말아야 할까. 첫 아이를 낳고는 둘째를 낳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집을 사야해 말아야해 등등..
 
어찌하다 아이를 키우느라 경력이 단절되었는데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육아는 점점 끝이 보입니다. 전투육아에서 해방되기만 하면 너무 좋을 것 같았는데 이제는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올해 1학년인 둘째아이가 내년2학년이 되면 그 불안감은 더 커질 것 같아요. 1학년이라 학교가 일찍끝나고 엄마손이 필요한 때라서 아직은 아이 핑계삼아(핑계도 아닌 것이 정말 사실이에요. 제가 없다면 바로 돌봄공백이 생겨버리니까요.) 전업주부로 사는데 내년이 두렵습니다. 내년에도 아이 핑계대로 집에 있을수만은 없으니까요. 
 
요즘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마음이 심란했었는데  마흔수업이라는,  제목만 봐도 꼭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이 나왔더라구요. 안 읽어볼 수 없었어요. 
 
대략적인 목차는 이렇더라구요. 
 
1부: 오늘도 불안에 지친 마흔에게
2부: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마음가짐
3부:인생의 균형을 유지하는 연습
4부:두번째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법
 
읽기 시작하면서 초반부에는 40대의 불안한 마음에 대해 흠뻑 위로받을 수 있었어요. 
 

60을 살아보니 이제야 알겠다. 40대를 충실히 살아내면 진짜 게임은 50대에 시작된다는 것을. ... 40대는 아직 한창 더 커야할 시기다. ... 마흔은 안정된 삶을 추구하기에도 너무 이르다. 아직 구슬을 꿰는데 비용이 들 뿐더러 이 시기에 받는 인생숙제가 가장 무겁기 때문이다. 

다들 그렇구나..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이 한가지 사실에 위로가 되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은 다들 저마다 잘 살아내고 있는 것 같은데 40이나 나이가 먹어서 난 왜이럴까?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러나 역시 다들 비슷 한가 봐요. 
 
생각해보면 100세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40은 아직 삶의 절반도 안 되는 나이에요. 또 예전에는 60이후부터는 노후라고 생각했던 반면,  요즘엔 노후라고 부르는 나이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60이후에 노후나 즐기며 산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더라구요. 무언가를 평생 도모하며 사는 삶을 살고 싶고, 평생 그러지 못한다면 80까지라도 그렇게 살고 싶거든요. 
 
이렇게 마음을 먹으니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샘솟아요. 책 한 권으로 정말 마음이 지옥과 천당을 오가네요. 저도 언젠가는 이런 책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불안한 40대들은 위로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습니다. 미래에 대한 비전도 같이 제시해 주길 바라죠. 이 책의 후반부를 보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어요. 물론 사람 사는 인생이 제각각 다른 모습이기에 솔루션도 다르겠지만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이야기에요. 
 

나는 일과 직업에도 존엄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직장에서 쌓은 20년간의 자존과 존엄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50~60대에 어떤 일을 하는가, 내가 정말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느냐가 50세 이후의 존엄과 즉각적으로 연결된다. p226 

 
자존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일을 하는 것. 이것이 앞으로 내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무슨 일을 어떻게 할 것이냐 라는 것에 대한 답을 찾을 때 이 말을 꼭 기억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원씽이 에브리씽이 되는 기적" 이에요. 저자는 영어공부를 통해 많은 것들을 이루었다고 했어요. 40대에 내가 해야 할 한 가지, 그로 인해 모든것을 이룰 수 있는 것. 저도 이것을 찾는 여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최근에는 그것이 글쓰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다소 뻔한 이야기일 것이다라는 생각도 물론 했었어요. 제가 만약 이 책을 30대에 읽었다면 그랬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마흔 하나인 지금 읽으니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내용들로 꽉 채워진 느낌이에요. 자기계발서는 뻔한 이야기들이라 읽을 필요가 없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책을 읽으며 저자의 에너지를 받는다고 생각해요.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저자와 한참을 이야기한 후 꽉 찬 에너지를 가지고 집에 가는 느낌이 들어요. 
 
4월 15일에는 연세대에서 열리는 김미경 작가의 북콘서트에 가요. 책을 읽고 나니 더 기대가 되네요. 다녀와서 후기 남겨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