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미니멀라이프

진정한 미니멀리즘이란 버리는 것이 아니다??_어느 미니멀리스트의 고민

by 제이앨 2023. 4. 23.

 미니멀리즘을 한다고 하니 남편이 그러더라구요. 하는 것은 좋은데 뭐가 우선순위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구요. 미니멀리즘이라는 것도 가족의 행복을 위해 하는 것인데 물건을 버리는 일로 가족과 다툼이 생긴다면 그게 정말 가족을 위한 것인지. 
 
내가 무언가 제안을 하고 아이디어를 내면 남편은 종종 부정적인 말부터 내 뱉어 찬물을 한바가지 확 끼얹는 재주가 있어요. 그래서 이날도 사실은 또 시작이네 . 싶었는데 내색은 하지 않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면 된다. 다른 가족의 물건은 안 건드리겠다 라는 말로 타협아닌 타협을 했지요. 
 
남편이 출근하고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책 속에서 이 날 아침 제가 겪었던 일과 똑같은 상황을 만나게 되었어요. 

작아서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라 그냥 부담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다른 미니멀리스트와 관련된 책과는 결이 조금 다르더라구요. 우선 이 책은 남자가 쓴 책이에요. 보통 미니멀리스트들은 여자들이 대부분인데 말이죠. 
 

저자는 어느날 미니멀리즘을 알게되어 그 매력에 빠져 물건을 버리기 시작했다고해요. 그런데 아내는 맥시멀리스트였던 것이지요. (아마도 평범한 수준의 소비성향을 가진 보통사람일 거에요.) 그래서 버렸다 혼났다, 버렸다 싸웠다가가 반복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미니멀리즘의 1단계로 초딩 수준이라고 합니다. 특징은 첫째, 뭐든 버리려고 한다. 둘째, 미니멀리스트의 진정한 가치를 혼돈한다. 셋째, 맥시멀리스트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이 대목을 보니 저는 초딩수준의 미니멀리스트였고 남편이 저에게 했던 말들이 이해가 가더라구요. 
 

이 단계에서는 버리는 것과 무소유가 곧 미니멀리즘이라는 착각에 종종빠진다네요..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텅 빈 공간을 통해 자신을 인정받으려 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1일 1개 버리기와 같은 것들을 하며 경쟁적으로 물건을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딱 제 이야기였습니다. 하루에 한 개씩 버려야지 . 생각했거든요. 
 
또, 초보 미니멀리스트들의 특징 중 하나가 자신이 맥시멀리스트들보다 가치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인데 제가 남편에게 은연중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가족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무시하고 끊임없이 다투기만 한다면 미니멀리스트라는 타이틀을 내려놓는 게 맞다. 미니멀리스트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라는 절대 가치 아래 있기 때문이다. 맥시멀리스트들과 함께 살면서 물건을 모두 버릴 수는 없지만 이것이 미니멀리스트의 실패를 의미하진 않는다. 미니멀 라이프의 핵심은 물건의 가짓수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해 함께 행복해지는 데 있다. 

 
남편이 했던 말도 바로 이거였습니다.  미니멀리스트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라는 절대가치 아래 있다.. 
 
내가 무언가를 버린다고 할 때마다 남편에게 쓸 데 없는 물건을 들였다고 핀잔을 주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거요. (테니스공이 저절로 나오는 기계라는데 한번도 쓰는 걸 본 적은 없습니다.)

 

내 가치가 절대적으로 옳다는 자만에서 나온 행동이었겠지요. 그래서 오늘 이 책을 읽고 반성했습니다. 무엇을 하던지 가족의 행복이 우선이고 가족들의 가치를 내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겠다고요. 
 
미니멀리즘을 하고 계시거나 시작하려고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쯤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저도 미니멀리스트가 되겠다며 이 책 저 책 참 많이도 봤는데 이 책만큼 미니멀리즘에 대한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 준 책은 없었던 것 같아요. 또 일상에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들을 깔깔거리며 읽었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습니다.  재미있으면서 진정한 미니멀리즘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이라 강력 추천합니다.